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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해준 김병서 감독, 역대급 재난영화의 탄생 [인터뷰]
2019. 12.25(수) 10:00
백두산 김병서 이해준 감독
백두산 김병서 이해준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상상과 예측만 있었던 백두산 폭발을 스크린으로 옮긴 사람들이 있다. 영화적 상상력과 화려한 CG, 배우들의 호연을 완벽한 하모니의 오케스트라로 만들어낸 '지휘자' 이해준 김병서 감독을 만났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제작 덱스터스튜디오)는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형 재난영화의 끝판왕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낸 '백두산'의 시작은 다큐멘터리였다. 백두산 폭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해준 감독은 "백두산이라는 곳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을 저버리면 안 될 정도로 살아 숨 쉬고 있고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백두산의 상태를 접하고 놀랐다"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르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찰나에 그 다큐멘터리가 생각났고, 백두산 폭발이라는 소재가 그 목적과 부합되는 소재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삼은 순간부터, 엄청난 분량의 과학적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단다. 김병서 감독은 "백두산 폭발에 대한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그 학설들을 최대치로 산정하고,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재난을 묘사했다"면서 "과학적인 근거와 영화적 상상력 사이에 지점을 놓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백두산'은 초반부터 우리들을 강력한 재난의 상황으로 인도한다. 백두산에서 1차 폭발이 발생하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서울 강남역이 붕괴되는 재난 상황은 리얼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두 감독도 이 장면에 승부수를 띄웠다. 김병서 감독은 강남역 붕괴 신에 대해 "사실 백두산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느낌이다. 그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 분화로 인해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 보여드려야 이야기에 진입하는 데 있어서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해준 감독은 수많은 지역 중 강남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장면이 체험적으로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익숙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하며 "관객들도 이 재난을 자신의 재난으로 느끼게끔 의도했다. 실제 강남역에 있는 간판들은 복잡한 문제 때문에 화면에 쓰지는 못하고 리터치 했지만, 우리 눈에 익숙한 간판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강남역 붕괴 신 외에도 백두산 폭발 장면 등 '백두산'은 수준 높은, 그리고 완벽한 CG 기술로 구현해낸 재난 신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안한다. 두 감독은 개봉 하루 전에서야 언론시사회를 할 정도로 후반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만큼 '백두산' 속 CG는 이질감 없이 생생하게 재난을 그려내 몰입도를 더했다. 이에 김병서 감독은 "표현 수위를 조절하는 게 중요했다. 어떤 관객들은 CG가 지나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장르 영화적인 쾌감과 동시에 현실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이해준 감독은 이 거대한 CG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 VFX 회사들이 의기투합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반도를 뒤흔들 백두산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해 지질학자 강봉래(마동석)는 백두산 부근 탄광에 600톤 급의 핵폭발을 일으켜 마그마방의 압력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연구에서 착안했다고. 이해준 감독은 "실제로 나사에서 화산에 시추를 해서 증기를 빼내는 연구가 진행 중인 걸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봉래 역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마동석의 캐스팅은 다소 어려운 과학적 이론을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김병서 감독은 "재난 관련된 장르 영화에서 과학적인 이론을 설명해줘야 하는 화자가 필요한데, 그런 역할을 수행하면서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마동석 선배님을 선택했다"고 했다. 주먹이 아닌 머리를 쓰는 인물을 연기하는 마동석은 어색할 거라는 우려를 기우로 만들 정도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에 김병서 감독은 "NSC에서 브리핑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생각보다 마동석 선배님이 캐릭터와 잘 어울리더라. 강봉래 그 자체로 보였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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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재난 영화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그 안은 리준평(이병헌)과 조인창(하정우)의 로드 무비 성격을 띠고 있다. 또한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놓인 리준평, 조인창, 강봉래, 전유경(전혜진), 최지영(배수지)의 생존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화의 구조는 계속되는 재난상황으로 인한 피로감을 상쇄시키면서 영화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해준 감독은 이에 대해 "화산 폭발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인연이 없었던 사람들이 재난 과정을 겪으면서 실 줄 날줄로 엮이고, 하나의 재난을 막기 위한 과정으로 가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화적 구조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완성됐다. 특히 '백두산'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 하정우의 연기 시너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에 김병서 감독은 "저희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두 배우가 한 스크린에 나오는 모습을 많이 기대했을 것 같다. 촬영장에서 두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최초의 관객처럼 넋을 놓고 바라봤던 것 같다.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된 합이었던 것처럼 서로 핑퐁 게임하듯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고 이병헌 하정우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해준 감독은 이병헌과 하정우의 연기 호흡 일화로 리준평이 조인창을 납치해 이동하던 중 길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을 언급했다. 해당 장면에서 조인창은 리준평이 장갑차 밖으로 용변을 보러 간 사이 고무탄을 이용해 수갑이 묶인 손잡이의 나사를 풀어내려 고군분투한다. 놀랍게도 해당 장면은 이병헌과 하정우가 다른 날 따로 촬영한 분량을 편집해 완성한 장면이었다. 이에 이해준 감독은 "두 배우가 한 곳에서 촬영을 한 것보다 호흡이 잘 맞았던 장면이었다. 서로의 연기가 어떨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연기를 하더라"면서 "하정우는 아웃복서, 이병헌 선배는 인 파이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 분이 묘하게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 다르듯 같게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연기 시너지는 클라이맥스 시퀀스에서 빛을 발휘한다. 리준평과 조인창은 각자의 선택으로 백두산 폭발을 막아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켜켜이 쌓아온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벅차오른다. 이에 김병서 감독은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할지 고민했다. 후반부 시퀀스가 단순히 이 영화의 과정 끝에 놓인 슬픔이 아니라 벅참과 후련함 등 다양한 감정의 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지점들이 두 배우의 연기로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준 감독은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이병헌 연기에 대해 "리준평이라는 인물은 의뭉스러운, 진의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면서 모르는 인물이다. 그 인물이 마지막에서야 고백을 내놓는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이 인물은 이런 마음 상태였겠구나라는 걸 한번에 느끼길 바랐다"면서 "복잡다단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신이었는데 관객들이 보고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오로지 연기만으로 표현해주셨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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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완성도 높은 CG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 완급조절 등이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시키며 재난 영화로서 손색없는 수작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백두산' 프로젝트를 현실로 가능하게 만든 이해준 김병서 감독. 두 사람의 다음 '걸음'이 궁금하고, 또 기다려지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백두산' 스틸,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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