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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배우의 매력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문다 [이슈&톡]
2020. 01.21(화) 09:16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때때로 우리가 맞닥뜨리는 어떤 이야기는 강력한 힘으로 우리를 해당 세계로 끌어당긴다. 분명 허구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의 혹은 그녀의 삶을 살아보고 싶게끔 만든다. 비현실을 현실로 인식하고자 하는 욕구가 솟구치는 상황, 이게 가능한 이유는 하나다. 이야기의 실재를 가늠해보게 하는 주인공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연출 이정효, 극본 박지은)의 리정혁(현빈)과 윤세리(손예진)가 그 대표적 예다. ‘사랑의 불시착’은 남한에서 재벌가의 상속녀이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여자 윤세리가 업무상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북한 관할의 비무장지대에 불시착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북으로 넘어가지만 이 과정을 통해 북한의 특급장교 리정혁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허무맹랑하다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충분히 유치하게 볼 수 있단 소리다. 북한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로맨스이다 보니 무게감은 현실의 남북관계가 갖는 것보다 덜하고 무게가 덜어진 자리에 낭만적 요소들이 끼어들어 작품의 비현실성은 극대화된다. 이러한 설정과 이야기의 배경이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만큼의 개연성을 함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사랑의 불시착’이 갖는 설득력은 그 수준에 이르진 못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너무나 다행스런 사실은 현빈과 손예진, 플롯의 허점을 완벽히 메우고 있는 두 배우의 존재다. 특히 손예진은 갑작스레 북으로 불시착해 버린 윤세리의 당황스러움과 절망감,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괴리감 없이 그려낸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몰입을 위한 노력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별 다른 어색함이나 어려움 없이 그녀가 만들어내는 윤세리를 따라갈 수 있다.

혹 오해하지 말 것은 그렇다고 윤세리란 배역이 표현하기 쉬운 인물은 아니라는 거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겁모습이 다라면 그리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내면에 지독한 아픔을 지니고 있어 한 때 죽음까지 생각했으나 결국 이겨낸, 북한에 좌초된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강인한 존재다.

예로 어떤 이에게 끌려가 갇힌 상태에서 음식을 거부하며 하는 말이, 자신은 간헐적 단식으로 단련된 몸이라는 게 아닌가. 덕분에 시청자들은 웃지 못할 장면인 줄 알면서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상황의 심각성과 유머 코드, 위기에 대처하는 윤세리만의 특출 난 능력 등, 균형을 잘 맞추지 않으면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는 윤세리를, 손예진은 자신만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완벽히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말을 멋들어지게 구사하는 현빈은 대중에게 북한 남자의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 중이다. 간첩이나 잔악한 꾀를 품고 있는 권력자, 가난한 차림의 사람 등, 여태 미디어에서 보고 들은 바 이런 모습이 다인 우리에게, 권력층에 속했음에도 심성이 곧고 바르며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칠 줄 모르는, 잘생긴데다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 ‘리정혁’과 같은 이도 존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사랑의 불시착’의 리정혁에게 푹 빠진 사람들은 실재할지 모를 현빈같은 실제 리정혁을 향해 애꿎은 환상을 품고 있으니 말 다한 셈이다.

이제 ‘사랑의 불시착’은 그것에 빠진 사람들에게 더 이상 유치하거나 비현실적이지 않다. 현빈과 손예진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리정혁과 윤세리를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들어, 그들이 사는 세계 또한 저절로 현실성을 획득하게 된 결과다. 두 배우의 힘이 작품의 미심쩍은 부분들까지 매력으로 압도한 것이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이야기의 완성도에 얼마나 커다란 비율을 차지하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되는 경우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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